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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텔카스텐, 옵시디언, 헵타베이스를 소개했던 지인과 나눈 최근 대화


"앱을 아직까지 고르고 있다고? 메모는 하나도 못해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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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달전쯤인가, 한 지인에게 제텔카스텐, 옵시디언, 세컨드 브레인에 대해 열심히 설명한 적이 있다. "써봐 써봐 좋아"

그리고 또 얼마전엔, 헵타베이스에 대해서 내가 어떤식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얘기를 했던적이 있다.

그 때 한참 헵타베이스를 쓰기 시작하면서 "맵, 카드 그리고 저널을 이런식으로 쓰면 좋겠구나!"라고 나름의 방법을 찾아가던 때였고, 옵시디언과 명확하게 구분되는 사용 부분을 찾아내서 적용하던 중이었다. (지금은 옵시디언에 캔버스 기능이 추가되었고 사용해봤는데, 아직은 헵타베이스의 맵, 카드 그리고 카드와 연결한 저널 방식을 계속 사용할꺼 같다.)

오래간만에 만난 지인과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다가, 메모는 좀 잘 하고 있는지 물어 봤다.

지인은 "어떻게 하면 나만의 메모 시스템을 잘 구축할지 이런 저런 앱들을 더 찾아보고 있어. 최근 새로 나온 앱들은 없어? 옵시디언도 헵타베이스도 좋은데 다른 앱들도 찾아보고 있어" 라고 대답을 한다. 

그리고 오고간 대화들은 대략 이런식이었다.

"왜 앱들을 더 찾아보고 있는거야?"

"처음부터 제대로 된 나만의 메모 시스템을 만들려고 그러는거지"

"시스템을 만들면 세컨드 브레인을 만들 수 있는거야?"

"우선 메모 시스템을 만들어야 세컨드 브레인을, 제텔카스텐을 시작할 수 있지"

"시스템을 만들면 뭘 하려고?"

"메모를 시작해야지..."

"그럼 메모를 그냥 지금부터라도 하면 되는게 아닐까?"

"이런 저런 메모 앱들 중에서 먼저 어디에 할지를 정해야지"

"그냥 먼저 어디에서든 메모를 시작하면 안되는거야?"

+

나도 자주 하는 실수지만, 때때로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1. 부자가 되고 싶으면, 부자처럼 살면 되는게 아니다. 돈을 벌어야 부자가 된다.

2. 부자들이 어떻게 사는지 공부하는 것보다 돈을 열심히 벌면 부자가 된다.

3. 그런데, 정작 많은 이들은 부자의 행동을 공부한다.

4. 일찍 일어나고 책을 많이 읽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인맥도 열심히 쌓아나가고 등등

5. 그런데 이런걸 따라한다고 부자가 되는건 아니다.

6. 결과와 과정을 혼동하면 안되는데, 우리는 늘 결과를 먼저 생각한다.

+

루만 교수는 심지어 디지털도 아닌 오프라인 메모 시스템으로 그런 생산성을 만들어 냈다. 

메모를 꾸준히 하고 그 메모들을 연결해서 나오는 새로운 발견이나 생산성(다양한 아웃풋) 등의 결과가

마치 그 시스템을 잘 만들어 두어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시작은 메모였고, 그 이후는 연결이었다.

그 결과가 엄청난 아웃풋이었던거다.

여러 제텔카스텐 방식을 학습하고, 준비만 계속 한다. 노트는 언제? 연결은 또 언제?

+

설사 자신에게 잘 맞는 툴을 발견했어도,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에버노트든, 구글킵이든, 애플 노트든, 원노트든 아니면 그냥 노트에 필기를 하든, 일단 메모를 시작하는게 제일 중요한거 같다.

그러다보면, 아쉬움을 느끼게 되고,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시기가 온다. 그럴 때 자신의 가려운 부분을 해소해 줄 앱을 찾을 수 있게 되고 그 때 효율이 극대화될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메모를 안해본 사람이, 최근 쏟아져 나오는 다양한 앱들을 평가할 수 있을까? 아직 취향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장단점을 볼 수 있을까?)

어떤 결과를 위한 긴 과정의 시작은 그냥 메모이다.

+

데본싱크도 비슷하다.

데본싱크를 처음 주변에 많이 소개했을 때, 데본싱크의 유용성을 바로 느끼기는 쉽지 않다. 왜냐면, 안에 담긴 데이타가 적기 때문이다.

데본싱크 앱을 내가 오랜 기간 사용하고 있다고 자위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데본싱크 안에 꾸준히 자신만의 데이타베이스를 만들어 나가는게 중요한거 같다.

(습관적인) 클리핑도 하고 좋은 피드를 발견하면 등록하고, 문서들도 꾸준히 인덱스를 하고 분류도 틈틈히 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처음 몇번 폴더 인덱스 해보고, 피드 몇개 걸어두고, 아티클 몇번 클리핑하고 끝이다.

그렇기에, 인스톨한지 수년이 지났지만, 데본에 쌓인 자료가 빈약할 수 밖에 없다. 당연하겠지만, 데이터가 많지 않다면, 데본은 그닥 쓸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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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과정은 잊히고 예상되는 결과만으로 접근한다면,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쌓이는건 없지 않을까?

  • Like 4

8 개의 댓글


추천 댓글들

  • 커뮤니티 안내자
Key

Posted

트위터에서 본 글타래.

자기 계발 콘텐츠 소비만 5년 하신 분의 얘기라 고개가 끄덕 끄덕여진다.

"딱 한 줄이라도, 읽은 대로만 살면 된다. (결국 행동)" 맞는 말인거 같다.

  • Like 2
  • 커뮤니티 안내자
Key

Posted

어쩌면, 메모를 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지 못하기 때문일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메모, 기록, 리마인더, 저널 등 큰 범위에서 메모를 통해 아핫 할 수 있는 포인트를 빠르게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데, 이게 참 직업 등에 따라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나중에 어떤 아웃풋으로 이어질지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도와주는게 좋은거 같다. 

내 경우, 전파 했을 때 바로 흡수해서 활용을 시작한 주변 지인들 예가 있는데

1. 콘텐츠 크리에이터: 이미 자신만의 노트 방식이 있었는데, 옵시디언의 그래픽 뷰 한방으로 바로 갈아타게 만듬

2. 뉴욕에서 카페 창업한 분: 카페 창업 과정부터 오픈, 그리고 운영(메뉴, 채용 인터뷰 등) 관련 메모를 작성하게 했다. 그걸 통해 나중에 프렌차이즈 메뉴얼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바로 옵시디언으로 이전하기 시작함(이전엔 Asana를 사용 중, 역시 내가 소개해준 방식, 칸반보드로 관리 > 이건 오픈전에 유용. 지금은 방법을 바꿔야 함)

3. 뉴욕 경찰: 언제까지 경찰할건데, 매일 매일 다이나믹하게 발생하는 일들을 메모해둬. 그리고 그걸로 나중에 책을 내거나 강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자 이런식으로 유사 사건들은 연결해두면(그래픽뷰) 이거 자체가 대응 메뉴얼이 될 수도 있어 > 역시 한방에 설득, 그 다음부터 종이에 메모 작성하고 옵시로 옮기고 있음. 승진 시험 준비중인데도 계속 하고 있더라.

4. 그 외 기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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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뮤니티 안내자
Key

Posted

개인적으로 가장 전파가 안되는 분들은, 오히려 적당히(?) 똑똑한 분들.

1. 이런 분들은 오히려 듣고 이해를 하는 부분과 평가를 하는 부분으로 수용을 함

2. 근데, 정작 실행을 하지 않음

3. 머리속으로는 이미 다 이해했고, 장점과 활용 방법까지도 알고 있음 > 이후 어떤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지도 암

4. 준비(워밍업) 하는데, 더 좋은 앱이 있지 않을까? 등의 접근 방식을 취하는거 같음 > 물론 이해는 됨 > 찾다가 지치거나 관심이 식음

5. 근데 안함. 이것도 이해는 됨. 이거 말고도 하는게 많고 바쁘기 때문

6. 시간이 지났을 때, (이건 내가 실제 누군가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많이 느낀건데) 엄청난 차이가 발생함.

7. 과거속에서 살기 시작함. "내가 해봐서 아는데." 시전 함 > 근데 그건 "해본게 아님"(많은 경우 생각만 해본 경우) > 제일 안타까운 경우들, 배움이 멈춘 선배들, 친구들

8. 무언가 깨달았을 때는, 대게 이미 늦은 경우임.

9. 이런 지인들에게 강제하기 시작함. "웅 됐고, 오늘 그래서 메모 몇 개 했어?" 시전 중.

10. 한달 목표 주고 닥달 중.

11. 처음 습관을 위한 만들기 위한 루틴만 만들어주면, 누구보다 잘 할 분들.

12. 상황극 하면서 즐겁게 푸쉬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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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뮤니티 안내자
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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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달리오가 말하듯, 적당한 규율과 원칙이 필요한데, 나이 들면서 잔소리 해주는 사람들이 사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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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뮤니티 안내자
Key

Posted

마음이 급한(성취, 성공 등) 주니어들과 얘기하면서 해준 얘기

Quote

"하루 동안 얼마나 수확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심었는지로 하루를 판단해보세요." - 로버트 스티븐슨

이 얘기도 결이 비슷한데, 결과만 상상하면 안되고, 사실 과정이 중요하다. 

때론, 너무나 하루 하루 성장이 더뎌 보여도(유튜브 구독자 증가처럼), 시간이 지났을 때 엄청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들을 많이 보게 되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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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TITAN 정회원
사이시옷

Posted

On 2023. 1. 3. at 오후 7시 25분, Key said:

레이 달리오가 말하듯, 적당한 규율과 원칙이 필요한데, 나이 들면서 잔소리 해주는 사람들이 사라짐.

그래서 엄마처럼 잔소리해주는 서비스를 만들어주면 어떨까 생각도 했습니다. ㅎㅎ

정말 실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것 같습니다. 중간에 포기하더라도 계속 시도하다보면 인이 박히겠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 Like 3
  • 커뮤니티 안내자
Key

Posted

On 2023. 1. 12. at 오전 1시 1분, 사이시옷 said:

그래서 엄마처럼 잔소리해주는 서비스를 만들어주면 어떨까 생각도 했습니다. ㅎㅎ

정말 실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것 같습니다. 중간에 포기하더라도 계속 시도하다보면 인이 박히겠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원칙 + 규율이 성공의 법칙이라고 (혼자서) 생각중인데, 여기에 실행을 추가해서 이 3가지가 정말 중요하단 생각을 부쩍 많이 하고 있습니다.

잔소리 서비스 좋은데요.

저는 최근에 ChatGPT를 학습시키는걸 테스트 해봤는데, 이게 작동을 하더라고요. 

역활 모방 능력을 학습시키고 미세 조정한 후 나중에 ChatGPT API가 공개되면 재미있는 앱이나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번 도전해보셔도 좋을꺼 같아요.

  • Like 2
  • beTITAN 정회원
재욱.

Posted

On 2023. 1. 3. at 오후 7시 12분, Key said:

나중에 어떤 아웃풋으로 이어질지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도와주는게 좋은거 같다. 

이 문구의 의미를 최근 @Key님이 공유해주신 ‘간다 마사노리’의 책들을 읽고야 알았습니다. 리액션 남겨놓은 과거에 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걸까요… 😓

멋진 아웃풋을 상상해내는 것 만으로도 정말 효과가 있습니다. 👍👍

  • Lik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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