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을 읽는 다는건 나에게 (진심으로) 마음의 양식을 채우는 그런 행복한 의식인데,
트친님의 트윗으로 처음 알게된 이 청혼이라는 시는 단번에 내 시선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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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 - 진은영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별들은 벌들처럼 웅성거리고
여름에는 작은 은색 드럼을 치는 것처럼
네 손바닥을 두드리는 비를 줄게
과거에도 그랬듯 미래에게도 아첨하지 않을게
어린 시절 순결한 비누거품 속에서 우리가 했던 맹세들을 찾아
너의 팔에 모두 적어줄게
내가 나를 찾는 술래였던 시간을 모두 돌려줄게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벌들은 귓속의 별들처럼 웅성거리고
나는 인류가 아닌 단 한 여자를 위해
쓴 잔을 죄다 마시겠지
슬픔이 나의 물컵에 담겨 있다 투명 유리조각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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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문장들을 읽다보면, 어떻게 저런 시를 쓸 수 있는걸까 하며 감탄하곤 한다.
아내에게 시를 보내주면, 아내는 여전히 소녀처럼 화들짝 반가워하며 행복해 한다.
이 시인에 대한 기사들을 찾아보는 중.
10년 만에 돌아온 ‘사랑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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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도서 -
시집은 종이책으로 읽는게 좋은거 같다.
알라딘에서 카트에 담아놓은 다른 책들과 함께 주문을 했다.
이 시집이 오는 동안, "당신에게 시가 있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책을 읽어야겠다.
시를 읽으며, 잠들 수 있는게 늘 정신없이 살아온 나에겐 사치를 부리는 그런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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