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바름, 태도가 중요한 이유
학교 다닐 때, Kris라는 후배가 있었다. 가족 이민을 중학교 때 와서 한국말도 너무 잘 했다.
이 후배가 유난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예의 바르게 인사를 참 잘 했다. 그 당시 제일 많이 시간을 보냈던 동생
음, 인사를 잘 했다는게, 그냥 아랫 사람들이 윗사람에게 하는 인사의 의미가 아니다. 여긴 미국이니까.
정확하게 설명하긴 어려운데. 약간 한국의 예의 + 미국식 인싸들의 인사 방식의 조합이었던거 같다.
복잡한게 아니다.
일단 상대방을 발견하면, 환하게 웃으며 다가오면서 큰 소리로 하이를 외치면서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인다.
상대가 자기보다 나이가 많으면, 바로 앞까지 뛰어와 꾸벅 인사가 추가된다. 동생들이어도 먼저 인사를 하고 하이 파이브를 하거나 하는 식이었다.
애들을 키우면서 난 유난히 이 후배가 많이 떠올랐고, 아이들에게 인사를 잘하는게 중요하다는 걸 매번 강조했다.
그래서 우리 애들도 Kris 만큼은 아니지만 인사를 잘 한다.
아빠 친구들에게 큰 애의 꾸벅 인사가 너무 90도까지 내려가는게 좀 그렇긴 하지만 목소리도 크게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한다.
목례를 할 땐, 고개는 숙이면서 시선은 상대를 보려하는 이상한 자세를 고치는게 힘들었지만 이제는 잘 한다.
큰 애가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다른 친구집에 놀러갔을 때, 그렇게 인사를 잘 해서였을까? 큰 애 친구들이 우리집에 왔을 때 인사를 다들 그렇게 하는게 귀여웠다.
이제 다들 성인이 되었는데도, 가끔 큰 애가 집에 와 친구들과 거실에서 놀 때가 있는데, 자기들끼리 신나게 놀다가 퇴근하고 들어온 나와 마주치면, 모두가 일어나서 손을 다리에 붙히고 꾸벅 인사를 한다. 웃긴건. 한국 애들이 아닌 애들도 그렇게 인사를 한다는 점이다. 애들이 넷플을 보고 있거나 게임을 하던 중에도 그렇게 인사를 하더라.
문득 크리스가 생각난 건, 인사만 잘 해도 그 사람에 대해 좋은 기억을 유지할 수 있는거 같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때도, 인사 잘하는 패시브 스킬을 장착한 크리스는 분명 잘 될꺼야란 생각을 했다.
내가 뉴욕으로 이사를 오면서 소원해졌지만, 그의 전화속 인사는 여전하다.
나이가 들고 보니, 그게 태도이고, 특히 미국에서 이런 태도는 굉장히 유니크한 탤런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사만 잘 해도 말 한마디만 잘 해도, 상대방에게 굉장히 강력한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어쩌면 아이들에게 인사 잘 하는 방법이 아니라 태도를 가르치고 싶었던거 같다.
+
오늘 트위터에서 우연히 본 타래
이제 이렇게 짧은 문자나 이메일에서 그 사람의 태도가 드러난다.
정말 저 글에 많은게 담겨 있는데, 아래 트윗에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셨더라.
6번에 특히 공감, 직장인들도 저렇게 익스큐즈 하는 애들 드뭄.
원래 트윗 타래에 올라온 후기
후기를 보니, 이 친구는 앞으로 뭘 해도 잘 할 분이라는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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