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mp to content

3-8. 9월의 마지막 검은 금요일


Recommended Posts

  • Members

image.thumb.jpeg.1a477e91eec0b5395720e644d8ddd950.jpeg

9월 28일 목요일, 8월달부터 마켓 테스트를 거치면서 봇 알고리즘은 미세하게 조정이 되고 있었다. 놀랍게도, 단 하루도 마이너스 손실이 난 적이 없었다. 우린 거의 축제 분위기였다. 아무리 뛰어난 트레이더 마법사도 이렇게 매일 수익을 내는건 불가능했다. 그렇지만 우리가 만든 봇은 단 하루도 손실을 내지 않았다. 봇은 마치 돈을 복사해오는거 같았다. 매일 매일 누적 수익율 보고서를 받아보는게 시쿵둥해졌다. 얼마를 벌었는지가 관건이었지, 손실이 나는 적은 없었다.

9월 29일 금요일, 모두가 방심한 듯 했다. 심지어 실시간으로 봇을 모니터링해야 하는 포렉스 마법사들도 월말에 금요일이라 모두가 혼이 나간듯 보였다. ‘다음달도 봇을 활용해 목표 수익율을 얼마나 빠르게 달성할지’ 하는 생각들에 이미 마음은 모두 딴데 가 있는듯 싶었다.

정오가 되었다. 다들 분주하게 점심을 먹으러 갈 채비를 하고 또 누군가는 일찍 퇴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때였다. 누군가의 나지막한 탄식과 함께 외침이 들렸다. “Fxxx!” 우린 모두 그 마법사를 바라봤다.

대마법사 David은 뭔가 잘못되었다는걸 느꼈는지 그 마법사의 베틀 스테이션으로 달려갔고, 스크린을 바라본 후, 이내 흥분된 목소리로 봇 작동을 멈추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당황한 마법사가 어쩔줄 모르자 David은 마법사 손에서 신경질적으로 마우스를 뺏어 봇 작동을 직접 멈췄다.

나는 그제서야 심장이 미친듯이 빨리 뛰는걸 느꼈다. 마음 한켠에서 매일 매일 불안해했던 무슨일이 생겼다는걸 직감했다.

우리는 모두 Daivd과 그 마법사 주변에 모이게 되었고, 모니터 스크린을 바라보면서 거래 데이타를 살펴보고 있었다. Peter는 자신의 사무실에 있다가 그 때서야 우리쪽으로 다가오던 중이었다.

나는 거래 내역을 보면서 깨달았다.

MDR이 깨졌다.

심지어 MDR이 깨졌을 때, 봇은 그 즉시 작동을 멈췄어야 했는데, 그 안전 장치마저 작동하지 않았다.

그렇게 봇은 이미 깨진 MDR 거래를 멈추지 않고 같은 포지션으로 계속 진입해 연속적으로 손실을 보고 있었다. 봇 작동을 멈출 때까지 수차례 15%-20% 정도의 손실 거래가 이어졌고, 거만해진 마법사들과 연금술사들에게 징벌을 내리듯 이제까지 거둔 모든 수익들은 그 손실 거래들로 제자리로 돌아가 있었다.

모든 마법사와 연금술사들은 거의 패닉 상태였고, 표정과 목소리에는 짙은 패배감이 느껴졌다. 유일하게 당황해 보이지 않았던 사람은 대마법사 Peter와 David 그리고 Taylor 였다.

먼저 David이 빠르게 Jiang에게 오늘 매매 내역의 포지션과 차트에 대해 30분이내로 보고 준비를 하라고 지시 했다.

Peter는 날 보며 태연하게 윙크를 한 후, 모든 연금술사를 대회의실로 소환하라고 얘길 했다. 그러면서 다른 마법사 한명에게 이미 퇴근해 사무실에 없는 Chris에게 연락해 최대한 빨리 사무실로 복귀하라고 지시했다.

그러고선 Peter는 David을 바라보며, 자신을 따라오라며 손짓을 했다. 나와 Taylor도 David 뒤를 따라 Peter를 따라갔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서 Peter는 1층 사무실을 내려다 본 후, Taylor에게 다른 마법사들이 당황한듯 보이니 너무 동요하지 않게 1층에 남아 교통 정리를 하라고 했다. Taylor는 그런 일은 자신이 잘 하지 못하는 일이라는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체념하고 다시 1층으로 내려갔다.

우린 회의실에 마주 앉았다. 모두 아무런 말 없이 무언가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잠시 뒤, Jiang과 포렉스 마법사들 그리고 퀀트 마법사들이 회의실에 들어왔고, Jiang은 자신이 준비한 자료를 사람들에게 한부씩 나눠줬다. Peter와 David은 한장으로 정리된 매매 내역과 차트를 바라봤다. 먼저 입을 뗀 사람은 David이었는데 David은 다른 포렉스 마법사들에게 오늘 금 시장에 있었던 주요 이벤트들에 물었다.

가만히 보고서와 얘기를 듣고 있던 Peter가 퀀트팀 마법사 중 한명에게 Chris에게 연락해 지금 사무실로 오지 않아도 된다고 얘길 다시 전하라고 했다.

난 예전에 David이 333 Rule 등에 대해서 설명해준걸 떠올렸다.

MDR이 깨지고 난 후 봇이 멈추지 않은게 문제가 아니었다. MDR이 한번이라도 깨지면 David은 그 봇은 폐기 처분 된다고 했었다. 난 이제까지 힘들게 만들었던 봇과 알고리즘이 이렇게 폐기 처분되나 싶은 생각에 몸이 떨렸다. 억울함이나 분함같은 감정은 아니었다. 다만 수많은 여름밤을 동료 마법사, 연금술사들과 지새며 애지중지 만든걸 묻어야할지 모른다는 안타까움과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었다.

Peter는 회의실에 가득 모인 마법사들과 대마법사들 그리고 연금술사를 바라보며 일단 오늘은 해산하라고 얘길 했다.

마법사와 연금술사들이 회의실을 떠나자, Peter는 David을 바라보면서 최고의 DataMage(데이타 마법사)와 AlgoSages(알고리즘 현자들)을 월요일 오후까지 섭외하라고 지시했다. David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자신 만만한 목소리로 알겠다며 대답을 하면서 회의실 자리에서 일어났다.

Peter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내게 다가와, “금요일인데, 뭐 맛있는거 먹으러 갈까?” 라며 내 손을 잡고 날 자리에서 일으켰다.

아캔락의 연금술사, 투자, 재테크, 경제적 자유, 원칙 등의 주제에 대해 글을 씁니다.

Link to comment
Share on other sites

Create an account or sign in to comment

You need to be a member in order to leave a comment

Create an account

Sign up for a new account in our community. It's easy!

Register a new account

Sign in

Already have an account? Sign in here.

Sign In Now
×
×
  • Create 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