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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돈을 찍어내는 연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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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TITAN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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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은 이제 테스트를 시작한지 한달이 훌쩍 넘은 상태였다. 그리고 9월달 내내 단 하루도 마이너스 손실을 내지 않았다. 그렇게 여전히 믿기지 않는 수익율을 내고 있었다. 그즈음, 난 비로소 이 말도 안되는 수익율이 환상이 아닌 실제라는걸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투자에 있어, 늘 극도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던 Peter도 매일 매일 업데이트 되는 봇의 수익율 보고서를 바라보면서 조금은 흥분한듯 보였다.

Peter가 한달여전 얘기한 믿기지 않는 숫자들이 막연한 환상이나 허황된 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마법사와 포렉스팀 마법사들 그리고 연금술사들 모두 흥분한 상태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특히 오랜 경력의 대마법사들은 이 믿기지 않는 수익율을 바라보면서 “이건 말이 안된다.”고 “조심해야 한다.”고 얘길 계속 했지만,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 또한 이 숫자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포렉스팀의 거의 모든 마법사들은 봇의 시그널을 활용한 트레이딩으로 월초에 이미 목표 수익율을 달성한체 대부분 휴가를 떠난 상태였다. Peter는 그들에게 휴가를 즐기라며, 두둑한 보너스까지 챙겨줬다.

경기는 안좋고,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었다. 여러 경제 지표들이 좋지 않은 상황속에서 우리는 우리 나름데로 현실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봇은 매일 매일 단 몇번의 거래만으로 수익을 계속 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내 별명은 “Pip2Paper”가 되어 있었다. 제일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었다. 다만 안좋은 의미의 별명은 아니라고 막연히 느끼고 있었다. 언젠가 Peter에게 이게 무슨 뜻인지 물어봤고, 그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나는 내 별명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우선 Pip은 Percentage in Points로 포렉스 차트에서 통화쌍이 표시되는 단위였다. 1Pip은 100분의 1이며 소수점 넷째 자리 0.0001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EUR/USD에서 1.1050이 1.1051로 이동할 때 1Pip이 올라갔다고 하는 식이다. 즉 Pip은 포렉스 통화쌍에서 가장 작은 가격 변동 단위였다. Paper는 돈을 의미한다. 지폐가 종이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을 Paper로 상징적으로 비유한다. 즉 내 별명을 해석하면 포렉스에서 통화쌍의 차트 변화(Pip)로 돈을 만든다는 뜻이었다.

나 역시 그즈음, 이제까지 내가 과거에 배우고 익히고 알고 있었던 모든 투자 방법과 관련 상식들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었다. 돈을 이렇게 벌수 있다니? 이건 마치 봇이 돈을 복사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냥 돈을 만들어오는 그런 기분이었다.

DEXs 차익 거래봇의 해킹 사건 이후 몇번의 시행착오 등을 거치긴 했었다. 매일 매일 밤을 세며, 알고리즘과 시스템 설계와 개발을 했었다. 속성으로 관련 지식들을 배우기 위해 마법사들과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설명을 듣고 질문을 하고 내가 이해한걸 다시 설명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공부를 했었다. 그 시간들이 멀게만 느껴졌다. 보낸 시간의 밀도는 무거웠고 마치 일년은 지난듯 느껴졌다. 그리고 비로서 난 자신감이 조금 붙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경제지 기자분과 점심 식사를 할 일이 있었는데, 마치 남의 얘기처럼 거래 알고리즘을 개발해 돈을 버는 투자 회사들이 있다는 얘길 넌지시 꺼냈다. 그 기자분은 날 보며, 자신도 그런 마법사들에 대한 얘기들을 마치 월가의 도시 괴담처럼 몇번 들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조금 알아보려 하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이야기처럼 흔적이 사라진다고 했다. 마치 잘 감춰진 비밀이거나 아니면 정말 월가에 떠도는 도시 전설 같은 괴담이거나. 그러면서 그는 머글 세상에도 어쩌다 그 존재가 들켜서 잘 알려진 대마법사들이 있다며 내게 MIT 교수였던 로버트 머튼 대마법사의 얘기를 들려주었다.

“MIT 교수였던 로버트 머튼은 당대의 천재들(마법사들)을 데리고 롱텀 캐피탈 매니지먼트를 세웠는데 엄청난 수익을 올렸었어. 그의 비결은 30년 만기 신규 발행 국채와 29년 6개월이 된 이미 발행된 국채의 아주 작은 금리 차이를 이용한 손실 위험이 전혀 없는 차익 거래였어.” 나는 차익거래란 말에 깜짝 놀랬다. 크립토에서 우리가 만들어 테스트 하고 있는 봇이 거래소 내 삼각 차익거래 봇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모든 일들의 시작 또한 DEXs 차익 거래였다. 내가 관심을 보이자, 그 기자는 이건 아주 유명한 얘기라면서 설명을 계속 해줬다.

“당시엔 신규 발행 채권들은 보통 유동성이 높고 인기가 높았어. 그래서 이미 발행된 채권들보다 금리가 조금 낮았고 채권 가격은 조금 비쌌지. 로버트 머튼은 이걸 보고 원금의 30배나 되는 엄청난 레버리지를 사용해서 차익 거래를 했거든. 그 때 그 수익율은 그를 거의 레전드로 만들었지.”

난 잠자코 그의 얘기를 계속 듣고 있었다.

“그치만 끝은 안좋았아. 시장 상황이 불안하면서 변동성이 커졌고 한 순간에 파산했거든. 그런데 이런 대마법사들 얘기가 몇개 더 있어. 대부분 이런식야. 하버드대 교수가 자신이 만든 알고리즘으로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자신은 계속 연구에 집념하더라 식이지. 나는 월가에 뉴욕에 실제 이런 마법사들이 있다고 생각해. 우리가 모를 뿐이지”

난 아주 짧게 “왜?”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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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당연한거 아니겠어? 거래 알고리즘이 알려지면 그 방법을 다른 사람들도 사용할거고 그러면 그런 수익율은 나올 수 없겠지. 그러다가 반대 포지션의 공격이라도 받으면 큰 손실을 볼거고. 그러니 그런 방법을 발견했다면, 철저하게 비밀로 다루겠지.”

난 그제서야. “아 그렇겠내.”라고 그의 말에 대답을 했다.

문득 Peter가 처음 당부한 얘기들이 떠올랐다.

비밀은 이렇게 만들어지고, 그 비밀은 그렇게 굳건한 자물쇠로 잠기게 된다.

아캔락의 연금술사, 투자, 재테크, 경제적 자유, 원칙 등의 주제에 대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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