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 보지만, 독창성은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다.
나는 ‘따라하는 것’에 대해서 호의적이다.
‘따라하기’는 그대로 따라하는 것 같지만, 사실 내막은 그렇지 않다.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면 스스로 따라해 본 ‘양’이 아직 부족하다고 봐야 옳을 것 같다. 임계치의 양 만큼 따라하면 갑자기 구미가 당기는 ‘어떤 것’이 생긴다. 그건 취향과도 같은 것인데, 어떤 부분은 좋고 다른 부분은 싫은 것으로 나뉜다.(사실 더 다양한 기준으로 나뉜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지’,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느낌이 본능적이고 빨리 마음속에서 솟아오를 때까지가 ‘따라해야 하는 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단계를 밟아가고 있을 때, ‘그럼 질(퀄리티)는 어떻게 되느냐?’는 생각이 있다면 (혹은 누군가가 의문을 던진다면) ‘양이 질이다.’라는 거리의 농담을 떠올려보자.
그 ‘좋아하고 더 좋아지는 마음’은 처음부터 모두의 마음 속에 (적어도 하나씩은) 있다. 아직 밖으로 표현되지 못했을 뿐이다. 그리고 표현하는 방법을 모를 뿐이다. 그 방법에 대한 부분을 익히는 법은 이런 저런 것들을 따라해보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다른 효율적인 방법이 있을지 모르나, 아직은 효율을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 단지 효과에만 집중해야 한다.)
‘독창성’은 그런 각자의 마음의 ‘다른 이름’이다. ‘따라하기’는 그런 내 마음 위로 한층씩 쌓아올려 표현해내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 모두가 이미 독창성의 핵심은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그 층층이 쌓인 모습을 누군가가 보고 ‘독창성’이라고 부를 뿐이다.
Quote‘유능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Good artists copy, great artists steal)’
이 문구는 피카소의 말했고, 스티브 잡스가 즐겨 인용했다고 한다. 피카소의 작품 수는 3만여 점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나이 14세 미술학교 시절부터 작품활동을 한다고 상상해도, 75년간의 활동기간 동안 매해 400점의 작품을 만든 꼴이다. (2021년 대한민국의 예술가는 연간 3.8개의 작품을 발표한다.) 스티브 잡스의 손을 거친 것들 중 그가 처음이었던 것은 많지 않다. 그가 제록스 연구소에서 '보고 온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회사로 돌아와 성토했던 에피소드가 유명하고, 아이팟도 스마트폰도 그가 세상에서 첫번째로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현재 우리사회는 너무 높은 도덕적 잣대를 가지고 있고, 나는 이 부분에 있어서 ‘생산성이 사라진 사회의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생각을 한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이 글에서 풀기에는 적절하지 않을 듯 싶다. 사실 몇주 동안 독창성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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