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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셀프와 자아가치관 2부


wista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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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는 보편적으로 판단 가능한 개인의 자아에서 시작해서 공동체를 만나고 파괴와 사랑의 벡터를 통해 착함을 이미지화했으며, 공동체를 넘어서 확장가능성에 대한 물음을 남겼다. 2부에서는 뇌과학적으로 유일한 감정인 두려움에 대해 다루며, 두려움 반응의 초월적 특성에 대해 다뤄 개인의 자아가 어떻게 확장되는지 다룰것이다. 

두려움의 행동반응

1부에서 자아의 발생에 대해 신체가 받아들이는 감각정보를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가설을 언급한 바 있었다. 비교적 최신 뇌과학에 따라 자세히 살펴보자. 신체적 자아는 전두엽이 예측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과거 경험을 떠올려 신체적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이 신체상태를 해석한 결과가 우리의 감정이라는 것이다. 이에관해 김주환교수의 <회복탄력성>에 이런 예시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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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자연에서 뜻밖에 이유로 사자와 마주치면 인지된 상황으로부터 가능한 사태를 예측한다. 사자는 맹수로 매우 위험한 동물이기 때문에 죽음의 공포와 마주치게 되는데, 이때 이 위험한 예측으로부터 생존을 위해 뇌는 신체에게 가장 효과적인 운동능력을 부여하기 위해 심장을 빨리 뛰게 만들고, 면역기관과 내장기관들의 에너지를 근육으로 전달하여 신체의 움직임을 최대한 활성화시키게 된다. 이때 발생한 신체의 변화에 따라 내수용감각은 신체상태로부터 감정이라는 상태를 만들어내게 된다. 일반적으로 맹수앞에 노출된 인간은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감정의 반응을 담당하는 편도체를 중심으로 학습된 기억을 토대로 상황을 인식하게 된다. 

이런 상황을 마주칠 때 행동반응의 패턴은 다음의 세가지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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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의 반응행동
1. 공격 : 두려움과 분노는 항상 쌍을 이루며 이때 신체의 활성화는 적극적 공격행위로 이어진다
2. 회피 : 두려움의 대상을 제압할 수 없거나 너무 큰 리스크가 예상된다면 적극적인 회피로 이어진다
3. 경직 : 경직반응은 스스로 희생양이되어 무리를 보호하기 위한 반응으로 떼지어 다니는 초식동물에게서 주로 발견된다

이중 우리의 자아가 두려움을 마주할때 스스로를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대처할 수 있는 두가지가 잘 나타나 있다. 이 두가지 방법은 철학적으로 초월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된다. 

두려움과 초월

삶을 살아간다는 것,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우연히 마주치는 두려움들을 극복하는 과정에 가깝다. 두려움에 빠뜨리는 환경과 자신의 상태는 자아를 위축되게 만들고 그 자신의 한계를 규정짓게 만들어낸다. 흔히 도망치지 않고 맞서 싸우는 것이 이야기의 클리쉐가 된다면, 현실의 삶은 훨씬 복잡한 이야기들이 엮여있기 때문이 맞서는것만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다.

현대사회는 부와 권력에 대한 영향력의 차이는 존재하나 대게 뚜렷한 계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적어도 헌법에 보장된 보편적 가치에 의해 모든 사람이 존중받을 최소한의 권리가 수평성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과 100년전만 하더라도 여전히 힘의 논리에 의한 수직관계는 일상적인 영역에서조차 매우 유효했으며 지금도 사회 안전망 외부에서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예를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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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폭력(이하 폭력성) 문제를 볼 수 있다. 인간이 현대사회에 이르기 이전까지 늘 폭력에 의한 권력은 매우 잘 작동해왔다. 하지만 인간이 현대사회에 진입하는 과정, 성숙해가는 과정 사이에는 여전히 폭력에 의한 권력이 동작하는 구간이 있는것이다. 현대사회는 언제나 폭력을 제거하고자 하지만 그 의지가 미치지 않는 사각은 언제나 존재하며 여전히 힘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기도 한다. 전 세계에 태권도 교육이 성행하는 이유도, 폭력에 대한 교육이 제거된 현대사회에서 폭력과 연관된 사회성을 배울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필자도 어린시절에 이런 경험을 체험하며 자라왔다. 학교에 가면 흔히 힘좋은 일진무리들이 있어서 쉽사리 폭력적인 언행 태도를 마치 자신감처럼 장착한 아이들을 종종 마주쳤다. 다행히 어린시절 빠른 성장 탓에 덩치가 있었기 때문에 괴롭힘의 대상은 아니었지만 같은 반 학우들 중 일부는 그들의 횡포의 노예가 되기 십상이었다.  

그들은 왜소한 체구 혹은 만만해보였기 때문에 일진패거리들의 갑질의 노출되는 모습을 빈번하게 볼 수 있었는데, 약한 아이에게 패거리들은 두려움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눈만 마주쳐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몸이 경직되어 어색한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었는데, 이때 나타나는 경직성은 공공연하게 약자임을 드러내어 전혀 다른 친구들 사이에서도 폭력가능성에 의한 권력구조, 서열화가 이루어지게 되며 경우에 따라 먹잇감을 전락하게 되기도 한다. 일진들 사이에서는 통제가능성이 매우 두드러진 것처럼 받아들여지지 않았을까.  

반면 체구가 왜소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주눅들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그중 한명은 꽤나 똑똑하고 공부도 제법 잘하는 친구였는데, 스스로가 신체적으로 불리함을 이해하고 있었지만 제법 괜찮은 유머를 종종 보여주기도 했고,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었기 때문에 폭력성에 의한 서열화의 외부에 존재하는 셈이었다. 실제로 그 친구를 괴롭히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다른 한명은 체격이 매우 왜소했기 때문에 태권도와 복싱도장을 다니는 친구였는데, 꽤나 진지하게 운동에 임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어느순간부터 결코 경직된 모습을 보여준적이 없었다. 오히려 공격성을 내재화시킨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세가지 케이스의 예를 들며 두려움 반응을 살펴볼 수 있었다. 첫번째는 경직, 두번째는 회피, 세번째는 공격. 여기서 말하는 회피는 폭력성이 만들어내는 구조를 이탈하여 새로운 지평속에 자신을 존재하게 하는 구조 바깥으로의 초월이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의 경우는 폭력성의 구조 내부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초월적 태도라고 볼 수 있다. 

스스로 폭력구조를 스스로 정당화하고 자신을 매몰시켜 경직되는 경우는 주체의 초월이라고 볼 수 없다. 

2
초월적 태도는 영화 타이타닉에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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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의 주인공 잭은 가난한 떠돌이 화가로 우연히 도박 포커에서 승리하여 타이타닉 탑승권을 따내고, 여주인공인 로즈를 우연히 구하게 되어 만찬에 초대되었다. 그가 달갑지 않았던 로즈의 어머니는 대놓고 구조적 위상을 드러내게 하기 위해 잭의 가난한 삶에 대해 물었으나, 잭은 본인 삶의 생성적 가치를 드러낼 그림이 중요하다며 그들이 가진 부의 구조를 삶이라는 복잡계로 단편화하며 회피한다. 그 어떤 지배적인 구조도 본인의 가치를 재단할 수 없음을 드러낸다. 이는 구조 외부로의 초월로 볼 수 있다.

현대사회의 다양한 사회구조가 주체를 옴짝달싹 못하게 매립 매몰 시키는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우리들 개인은 사회의 다양한 구조를 초월해야만 하는 운명에 처해진것과 다름없다. 지배적 구조를 회피하고 새로운 구조를 구축하는 것, 혹은 지배구조를 인정하고 구조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끊임없이 상승시키는 것 모두 자신을 넘어서게 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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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태도는 책 <데미안>에도 너무 유명한 한 구절로 나타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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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누구든지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여야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해중조거 미세지각이론 그리고 자아확장

강신주의 저서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에는 선종의 화두를 모아놓은 책 <무문관>에 대한 해석이 가득히 있다. 이중 무문관 8칙 해중조거의 해석에서 오온개념을 기반으로 자아의 존재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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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문관 8칙 해중조거
월암 화상이 어느 스님에게 물었다. 해중은 100개의 바큇살을 가진 수레를 만들었지만 두 바퀴를 들어내고 축을 떼어 버렸다. 도대체 그는 무엇을 보여주려고 한 것인가?

해중은 중국의 유명한 수레 제조의 장인으로 100개의 바큇살을 가진 수레를 만들었다. 100개의 바퀴살은 해중의 기술이 매우 뛰어나다는것을 말하는데, 수레의 움직임은 해중이 만든 수많은 조각들이 모여서 나타나는 하나의 작용이라는 것이다. 이중 바큇살 몇가지가 제거된다고 해도 여전히 수레는 움직일 수 있겠지만, 해체된 순간부터 움직임은 완전히 제거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 어떤 자아를 가지고 어떤 움직임을 가지는데는 여러가지 조건들의 화합하여 발생하는 것이고, 이것이 어느순간 해체되고 난 이후에는 그 인연이 다하여 작용을 멈추니 자아나 귀신은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라고 불리우는 셀프는 무엇으로 구성되어있을까? 바퀴와 100개의 바큇살이 내 신체인걸까? 분명 그 중에 일부는 내 신체일 수 있겠지만 수많은 관계들이 바큇살이 되어 나를 지탱해주고 있는것은 아닐까?

미분적분을 개발한 라이프니츠는 적분개념에서 다음과 같은 철학적 개념을 남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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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지각이론
라이프니츠의 지각이론으로 우리가 세계에 대해 느끼고 있는 지각은 셀 수 없이 많은 미세한 지각들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서 재밌는 점은 우리가 느끼는 지각은 느낌이라는 하나의 지각된 덩어리로 뭉쳐진다는 점이다. 우리가 밴드 음악을 들을 때면 드럼 베이스 키보드 기타 보컬 등 여러 분리된 소리가 한되 어울어려 마치 한 줄기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더 쪼개어 보면 음 하나 하나는 분리되어있고, 그것들이 어떤 간격으로 뭉쳐진다. 언제든지 분리되지만 언제든지 하나의 흐름속에 담겨 분리된 상태에선 전혀 지각할 수 없는 새로운 차원의 느낌이 생성된다. 

이런 음악의 세계에 참여자가 된다는건 기묘한 초월적 경험을 제공하는데, 내가 나이면서 동시에 우리들로 신체 너머의 초월적 공명 위에서 존재하게 된다는 점이다. 종교적 이상이 지고지순한 선의 세계, 천국에 도달하는 것이라면 음악 또한 분리되거나 뭉처진 음들, 한 선율, 리듬과 호흡사이에서 전혀 새로운 느낌의 차원을 생성해내는 판타지에 각자들을 초대한다.

자연의 소리는 때로는 잘 짜여진 오케스트라 처럼 들리기도 한다. 봄날 새싹을 틔우는 빗소리는 물 한방울과 바람이 만들어내는 하나 하나의 소리들이 제각기 지각되지만 하나로 뭉쳐지며 전혀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내고 한차원 높여 새로운 느낌을 만들어낸다. 빗소리 뿐만 아니라, 갈대숲의 갈댓소리, 바다의 파도소리 등, 자연이 만들어내는 모든 소리는 이미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인 셈이다. 때때로 우리 감정은 무작위적인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분위기와 색채를 덧입히기도 한다.

이런면에서 경험은 언제나 자아를 초월의 길로 인도한다. 미세지각들이 뭉처지는 존재들의 의지와 의미가 나의 감각-지각의 지평위에서 뒤엉겨 리듬위에 작동하게 만든다. 이때 우리의 자아는 개별자이면서 다수이고 하나가 된다. 

우리는 이미 정보의 교환을 통해 이미 집단적으로 연결되어있으며 그를 통해 소통하게 된다. 우리는 이같은 공동체적 경험을 통해 개인적 자아에서 공동체적 자아로 확장해나가는것 아닐까. 이미 나를 만들어내는 바큇살에는 늘 나 외부의 것들이 언제나 존재한다. 이것들은 인지한 어느 지점이후부터 바퀴의 작용은 나의 신체만을 목적으로 두지 않게된다. 바퀴의 움직임은 우리가 작동하는 리듬에 새로운 색채를 더해 우리 위에서 작동하는 의미를 만들게 된다. 우리네 연인이, 친구들이, 가족이 따뜻한 밥을, 소소한 일상을, 뭉클한 경험을 함께하고 공유할 때 공감하고 행복해하는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음악적 조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리듬과 화성의 균형을 이루거나 일탈-복귀가 적절해야한다는 전제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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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서 두려움을 초월해 나가는 삶의 과정에 대해 다루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소유와 소진을 통해 삶의 유한성을 받아들이고, 다시한번 자아의 초월에 대해 총체적으로 다루려고 한다. 

Edited by wista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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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의 댓글


추천 댓글들

  • 커뮤니티 안내자

와 정말 선생님, 엄청난 글이내요! 

글을 읽으면서 생각하면서 읽는 걸 넘어서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게 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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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TITAN 정회원

키님한테 선생님이라는 말을 듣기에는 너무 대단하셔서.. 뭔가 송구하네용
공부에 도움되신다니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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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뮤니티 안내자
6 hours ago, wistaria said:

공부에 도움되신다니 뿌듯합니다!!

네 엄청 공부가 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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