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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전 장관과 필즈상 허준이 교수의 책상


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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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가 최근의 근황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어는 그의 연구실 책상을 묘사하며, ‘노트 뭉치, 샤프펜슬, 모래시계’만 있었다고 전했다. 허준이 교수는 자신의 하루 일과를 소개하며 오전 3시에 일어나 명상과 조깅을 하고, 오전 9시에 연구실에 나와 연구를 하며 보내고, 점심은 혼자 매일 같은 식당에서 같은 메뉴를 먹는다고 했다. 메뉴의 이름은 ‘샤와르마’라는 중동 음식이다. 오후 5시에 퇴근하고, 오후 9시에 잠이 든다고 했다. 그리곤 이러한 일상과 루틴의 이유를 설명했다.

나는 허준이 교수의 ‘그 이유’를 듣고 작년(2022년 2월) 작고한 이어령 전 장관의 ‘서재’가 생각났다. 이어령 전 장관의 서재에는 8대의 컴퓨터가 있는 것으로 유명했다. (내가 처음 서재를 보았을 때는 6대의 컴퓨터가 있었다.) 당시에는 ‘어르신 취향이 특이하시네.’ 라고 웃었던 기억이 있다. 오늘 그 당시의 인터뷰를 찾아보았는데, 대부분의 인터뷰어들이 ‘첨단 기술을 사랑하는 노년의 학자’ 정도로 표현해 놓았다. ‘연세가 많으신데 이렇게 첨단 기계(!)를 잘 쓰신다니 놀랍다’는 응답이 많았다. 그러나 이어령 전 장관의 대답은 맥락과는 조금 다르다. ‘각 컴퓨터마다 용도가 따로 있어요.’라는 설명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방송될 당시 나는 ‘하나의 컴퓨터에서 모든 기능을 다 사용할 수 있는데, 왜 여러 대의 컴퓨터가 필요할까?’라는 의문을 가졌었다. 그땐 내가 너무 몰랐다.

허준이 교수가 종이, 샤프펜슬만 책상 위에 둔 것과 이어령 전 장관이 여러 대의 컴퓨터를 서재에 둔 것은 사실 같은 이유다. 잘 집중하기 위해서다. 더 정확한 단어로는 빠르게 ‘몰입’하기 위해서다. 

몰입의 단계로 진입할 때, 도구의 부재는 정말, 정말 화가 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외의 것들은 모두 방해물이다. 허준이 교수는 종이, 샤프펜슬이라는 도구를 제외한 모든 방해물들을 다 치워버렸을 것이다. 이어령 전 장관은 특정 작업을 할 때, 해당 작업을 위해 설정해 놓은 컴퓨터 앞에 앉는 순간부터 바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했을 것이다. 우리가 늘상 하나의 컴퓨터에서 뒤죽박죽 창을 열었다, 닫았다하고 프로그램을 찾아서 실행하고, 파일을 찾고 찾는, 그런 모든 행동이 이 전 장관은 정말 싫었을 것이다. 그저 그 컴퓨터 앞에 앉기만 하면, 바로 생각한 작업을 할 수 있게끔 하는 방법 만큼 깔끔한 것이 없다.

재미있는 부분은 그런 이어령 전 장관도 ‘진짜최종정리’ 같은 문구를 문서에 적어 놓았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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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 목표는 없어요. 목표가 일시적으로 동기 부여가 될 수는 있겠지만, 목표 설정 자체가 그 목표에 다가가기 위한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해 한국계 수학자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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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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