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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쓰여진 시」 윤동주


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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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

 

땀내와 사랑 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를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엇을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 터키와 시리아의 지진으로 무너진 마음과 50억 뇌물을 받고도 무죄라는 소식에 또 다시 지진이 ...

윤동주의 '쉽게 쓰여진 시'를 다시 읽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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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


추천 댓글들

  • 커뮤니티 안내자

햐 시가 주는 힘이 있죠. +.+

저는 제 부족한 감성을 채우기 위해 시집을 늘 한권 들고 다닙니다.

제가 요즘 읽고 있는 시집은, 이 책인데요. 좋은 시들이 가득이라 너무 좋내요.

image.thumb.png.a06ed491d224b219345d715e77b6bf73.png

당신에게 시가 있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 류근, 진혜원 엮음

요즘 몇일 동안 계속 읽고 또 읽고 있는 시가 있는데, 박남준 시인의 아름다운 관계란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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