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들이 요즘 남의 회사 사무실에 직접 들어가기 시작했다.
예전엔 "좋은 모델이랑 클라우드 줄 테니 알아서 써" 였는데, 이게 영 잘 안 됐나 보다.
다들 파일럿만 몇 번 돌리다 끝났으니까. 좋은 모델을 손에 쥐는 거랑, 그걸 우리 회사 데이터·레거시·보안이랑 엮어서 진짜 굴러가는 일로 만드는 건 완전 다른 얘기더라.
그래서 이제 마소·아마존·OpenAI·앤스로픽이 자기네 최고 엔지니어를 고객사에 통째로 상주시키는 데 수십억 달러를 쓴다.
FDE(Forward Deployed). 원래 군사 용어다. 본진 말고 최전선에 사람 보내는 거.
근데 나는 이 뉴스를 보면서 좀 딴 생각이 들었다.
누가 들어오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이 떠난 뒤에 뭐가 남느냐가 전부더라.
일단 걔네가 왜 들어오는지를 봐야 함. 선의로 오는 게 아니다. 자기네 클라우드랑 모델을 우리 회사 제일 깊은 곳까지 심으러 오는 거지.
같이 깊게 일할수록 나중에 딴 걸로 갈아탈 여지가 좁아진다. 이게 Lock-in(롹인)이고. 종속이다.
문제 풀어준 그 손이 바로 다음 문 잠그는 열쇠가 되는 거. 당장은 개꿀인데. 이게 맞나 싶은 타이밍이 온다. 나중에.
이거 사실 내가 예전에 조직 굴리면서 배운 거랑 똑같다.
우리 회사에 어떤 친구가 자기 프로젝트로 뭔가 해보려 한 적이 있었다. 그때 회사가 리스크를 대신 져주고, 리소스도 붙여주고, 인맥도 연결해줬다.
근데 그 목적이 "얘(=인재)를 우리한테 계속 의존하게 만들자"가 아니었다. "얘가 나중에 혼자서도 설 수 있게 하자"였지. 지금 그 친구는 자기 사업을 잘 키우고 있다.
그때 남은 건 무슨 결과물이 아니라 그 사람이었다. 도움의 목적이 종속이냐 자립이냐. 이 한 끗이 다 가르더라.
그러니 빅테크든 누구든, 도움을 받을 거면 처음부터 이렇게 정하고 시작하는게 좋다.
"이 관계 끝났을 때 우리가 혼자 설 수 있나?"로 성공을 재겠다고. 계약서 첫 줄에 그걸 박아도 좋고.빠른 결과물에 취하지 말고, 우리 애들을 그 팀 옆에 딱 붙여서(shadowing) 노하우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게 하는 게 먼저다.
남길 사람을 안 정해두면, 걔네 떠나는 순간 그냥 구멍만 남는다.AI 에이전트 붙일 때도 똑같더라. 남의 플랫폼에 종속되게 구성하느냐, 내 자산으로 남게 만드느냐. 사람 조직이든 AI든 결국 같은 질문이었다.
결국 자수성가는 환상이더라. 혼자 컸다고 믿는 사람도, 파보면 죄다 옆에 누가 있었고 뭐가 남겨졌기 때문에 큰 거다.
조직의 AI 전환도 똑같지 않을까. 누구랑 같이 걷느냐, 그리고 그게 끝났을 때 뭐가 남느냐.
나는 요즘 내가 뭘 더 이루느냐보다, 옆의 젊은 친구들이 뭘 남기고 크느냐에 더 마음이 간다.
도와주되, 걔네가 나 없이도 달릴 수 있게. 그게 진짜 조연이지. (낄끼빠빠)
빠르게 돕고, 제대로 남기고, 미련 없이 빠지자. 그게 제일 오래 남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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